[커리어] SAP로 빡셌던 시간을 보내주며
정식 입사가 2022년 03월이니, 아직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 몇달은 참···.
걱정과 불안의 힘이 컸던 것일지, 참으로 "빡셌다."
하지만, 그럼에도 값졌다.
그 시간들이 내게 주는 울림이 다양하고 독특해서, 나는 이 글을 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직 훗날의 나를 위해 - 이 모든 것을 일지화/경험화 하기 위하여.
언젠가의 내가 이 글을 다시 읽기에 앞서 객관적인 서사를 작성하면, 독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우선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
- 대형 유통 그룹의 법인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쇼핑몰 또는 플랫폼 또는 서비스 또는 etc.
- 태생적으로 브릿지 역할을 하게 되므로 이 법인을 어떤 개인에 비유하자면, 참담할 정도로 주변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
- e-commerce 도메인에 속하므로 작년 말부터 이어진 경제 불황에 있어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
지난 몇 달, 내가 한 일은 ··· 와!... 놀랍게도 내 머릿속에 문장으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네? 사유는, '내가 이 상황과 과정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 또한 개별 역량의 부재로 상급자의 가이드 없이는 방향성을 정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 인 듯 하다.
머릿속을 살펴보건대 지난 몇 달간의 업무 목표는 "모기업의 차세대 정보시스템 전환(사내에서 혼용하는 표현들이 많지만, 그 어떤 것이 가장 올바른 표현일지 모르겠다. SAP 전환이라던지, 차세대 SAP라던지... SAP는 그냥 회사이름 아닌가? 솔루션을 지칭하는건지 ···)에 따라 발생한 마이그레이션(마이그레이션 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은 뭘까? 내 업무에 비추어 볼 땐, 신규 시스템이 요구하는 테이블 스키마가 변경되는 경우에 그에 맞추어 레거시를 요구사항에 맞추는 작업인데... 마이그레이션과 인터페이스라는 용어 간의 관계는 뭘까?)에 대비하여, 종래 레거시의 demand forecasting 기능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 정도로 정리가 되는 듯 하고.
이 상황을 정리해 내가 몰랐던 것과 여전히 모르는 것들을 정리해보면 :
- (중요)내가 참여한 프로젝트를 한 문장 또는 한 단어로 표현하면 뭐지? 이 프로젝트의 정확한 이름이 뭐야?
▶ 머릿속의 이름은, '이마트 SAP 전환 대응' 이긴 하다.
- 마이그레이션이라는 게 정확히 뭐야? 또, 마이그레이션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룰은 정형화 되어있는 지식이야?
- (중요) 선배는 대체 어떻게 이 프로젝트 과정을 구체적인 워크플로우로 작성할 수 있었을까?
- 인터페이스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은 뭐야? 나는 추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용어가 많네..
- 다른 회사의 나와 같은 직무(일단 사내에서는 머신러닝 엔지니어 - 추구하는 바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똑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그들은 어떻게 일할까?
정도로 정리될 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부족했던 능력 또는 스킬셋을 생각해보면 :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실무자로서 나는 손이 굉장히 느린 편에 속한다.
- 원인을 꼽아보자면 몇가지 예상되는 것이 있는데, 첫번째로 업무가 어떤 순서로 해결되어야 할지에 대한 감이 없기 때문.
- 두 번째로 데이터 조회에 필요한 쿼리 작성의 숙달도가 떨어지기 때문.
첫번째 원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결될 부분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큰 대응이 필요하지 않다(고 자기위로 해본다).
그러나, 두 번째 원인은 그간 미루고 또 미뤄왔던 SQL에 대한 조금 더 심화된 학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Spark를 쓰건, Hadoop을 쓰건, 결국 질의문이 필요한데 나는 왜 그걸 계속 외면해왔을까..? 학습 플랜이 필요한데, 여자친구의 조언에 따라 프로그래머스와 문제집을 병행해보려 한다.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에, 마이그레이션 또는 학습 배치가 종료되는대로 이관 또는 생성 데이터를 빠르게 기존 데이터와 확인해야하는 업무가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나의 대응 속도가 많이 아쉬웠고, 선배가 지나가는 소리로 '대현님은 SQL이 약간 어색하시구나.' 라고 혼잣말로 말씀하셨다. 부족한 부분을 따끔히 혼내신 것도 아니고, 지적을 하신 것도 아니지만, 나는 분명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초기에 대응(보완)하지 않으면, 언젠가 이것이 상사가 나를 바라보는 '평가'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의 나에게는 복합적인 역할이 있다. 후배, 실무자, 프로젝트원, 파트의 막내 ···. 내가 위와 같은 위기 의식을 느끼는 까닭 또한 복합적이겠지만, (1) '손이 느린 실무자'가 나에 대한 제 3자의 만성적인 평가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 (2) 앞으로 내가 추가적인 학업을 병행하고자 한다면 '실무자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한 뒤에 진행해야만 스스로의 평판에 마이너스 요인이 없을 것이기 때문 등이 그 이유이다(Ex - 저 인간은 '자기 할일 = 기본'도 제대로 못하면서 밖으로만 도네).
이제, 잘 모르는 것과 해내야만 하는 일들을 찾아두었으니 액션 플랜을 짜보면, 거창할 것 없이 첫번째로, 용어나 프로젝트명을 잘 모르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팀원들에게 의견을 한번 구해보는 것으로 한다. 두번째로, 업무간 발생한 산출물을 다음주 출근하여 하나씩 정리해보아야겠다. 이건 분명히 지금 정리해둬야 다음에 내가 됐건 팀원이 됐건 써먹을 만한 문서가 될 수 있을것이다. 미뤄둬봐야 좋을 게 없다.
그리고 스킬셋에 있어서는 SQL도 SQL이지만, 내가 이 직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실무적 스킬들을 상반기에 지속적으로 검토, 반성, 학습계획화, 실행하는 것으로 한다. 그 첫번째가 SQL일 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내게 필요하다고 느꼈던 또 다른 분야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특히, 파이프라인 구축 등에 있어서 비용 효율적인 분석, 학습 등에 대한 준비를 위하여.